2008년 12월 03일
직장 수난사 1편 - 봉사와 다름없던 첫 연애
직장생활과 연애는 로직이 같다는 생각, 안해보셨나요? 회사를 고르는 과정은 신상명세니 취향이니 전력 따위를 필터링 하는 과정이고 면접은 소개팅이며 입사는 본격적인 사귐이라는. 연애가 기본적으로 관계의 밸런스로 유지되듯 회사와 나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것도 발랜스죠. 연봉이 적어도 사람들과 꿍짝이 잘 맞으면 다닐만 하고 지랄 맞은 상사가 있어도 핑크빛 무드 조성할 선배나 후배가 있으면 참아지잖아요. 문제는 회사라는 무형의 실체 안에 어떤 요소들이 나와 밸런스를 맞춰갈 것인가를 사귀기 전까지는 전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충분히 결격 사유 없음으로 체크했는데도, 혹은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정리했는데도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의외의 요소는 시간과 함께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죠. 그때부터는 그들과의 싸움. 결과는 연애의 지속, 혹은 결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세 곳의 회사를 거쳤고 현재 네 번재 회사에 다니는 중입니다. 경력은 4년. 연애라면 별 거 아니지만 이직이라면 파란만장하다 할 정도는 됩니다. 첫번째 회사는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것 외에 특별한 선택의 이유가 없었으니 조건, 따진 거 별로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연봉에 근무환경이었지만 선택의 이유가 소박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연애라는 거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가짐이었다고나 할까요. 비교할 경험치가 없었던 당시의 연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자기합리화가 컸고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가 훌륭했습니다. 내가 잘 한다면 장미빛 미래가 반드시 펼쳐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죠.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렇습니까. 첫 단추가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88만원 세대가 바로 그 첫 시작이 자신의 운명을 고착시킬까 두려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죠. 제 첫 번째 회사는, 학교 취업정보실을 통해 들어간 제 첫 번째 회사는 법인이 아니었습니다. 4대 보험도 없었고 연봉을 시간당 임금으로 나누면 당시 시간당 최소 임금보다 몇 백원 많은 정도였죠. 동기들이 저는 아직까지도 요원한 연봉을 받으며 입사할 때 저는 딱 며칠 전 명박이 아저씨가 했던 말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입사했습니다. 여기서 열심히 하다보면 또 길이 있겠지, 열심히 하면 알아주겠지. 그랬으니 그 맹추같은 마음가짐이 얼마나 환영을 받았겠습니까. 그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다시 없을 1등 직원으로 대접받았고 사회적 훈련이 잘 되어 있던 저는 더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회사와의 갈등은 누구나 불합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범위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택하기 전에 조금 주저했으나 받아들였던 부분들 - 적은 급여와 높은 노동시간,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 - 은 정신없이 바쁜 업부와 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저는 바쁘게 일하는 것으로 제 존재가치를 확인해 왔던 것이죠(이 마음가짐은 지금도 별반 나아진 게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 일이 줄어들고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시간이 생기자 저는 그만, 저와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새내기 사회인의 눈에도 이 회사가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는 걸 깨닫게 되니 열심히 해도 내 연봉은 시간당 최저임금과 비교할 정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할 줄 아는 거라곤 고작 여기저기 뒤져 자료를 찾는 일과 글 좀 깨작거리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제가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사귀었던 첫 번째 회사는 제게 그 연애가 봉사와 다름 없었음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란 인간이 직장에서 기대하는 것이 산더미처럼 산적해 있는 일과 그 일을 재량껏 할 수 있는 환경, 지적보다는 격려해주는 선배 혹은 상사라는 것도 알게 해주었죠. 2번과 3번은 그럭저럭 충족해 주었지만 1번에서 무너진 첫 번째 회사는 덕분에 그간 외면받아왔던 연봉이나 근무환경을 전면에 드러내버렸습니다. 아마 제 처지가 서럽다고 생각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열 올리던 연애를 접기로 결심하고 저는 당시 제게 "오빠 믿지?" 정도의 얕은 수작을 부리던 회사만 믿고 첫 번째 회사와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이 마치 '누구의 여자' 였다는 꼬리표로 평생 달리게 될 줄도 모르고, 첫 번째 회사보다 더 냉혹한, 혹은 더 현실적인 두 번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직장 수난사 2편 - 거죽은 번지르했던 회사와의 두번째 연애
저는 지금까지 세 곳의 회사를 거쳤고 현재 네 번재 회사에 다니는 중입니다. 경력은 4년. 연애라면 별 거 아니지만 이직이라면 파란만장하다 할 정도는 됩니다. 첫번째 회사는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것 외에 특별한 선택의 이유가 없었으니 조건, 따진 거 별로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연봉에 근무환경이었지만 선택의 이유가 소박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연애라는 거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가짐이었다고나 할까요. 비교할 경험치가 없었던 당시의 연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자기합리화가 컸고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가 훌륭했습니다. 내가 잘 한다면 장미빛 미래가 반드시 펼쳐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죠.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렇습니까. 첫 단추가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88만원 세대가 바로 그 첫 시작이 자신의 운명을 고착시킬까 두려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죠. 제 첫 번째 회사는, 학교 취업정보실을 통해 들어간 제 첫 번째 회사는 법인이 아니었습니다. 4대 보험도 없었고 연봉을 시간당 임금으로 나누면 당시 시간당 최소 임금보다 몇 백원 많은 정도였죠. 동기들이 저는 아직까지도 요원한 연봉을 받으며 입사할 때 저는 딱 며칠 전 명박이 아저씨가 했던 말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입사했습니다. 여기서 열심히 하다보면 또 길이 있겠지, 열심히 하면 알아주겠지. 그랬으니 그 맹추같은 마음가짐이 얼마나 환영을 받았겠습니까. 그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다시 없을 1등 직원으로 대접받았고 사회적 훈련이 잘 되어 있던 저는 더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회사와의 갈등은 누구나 불합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범위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택하기 전에 조금 주저했으나 받아들였던 부분들 - 적은 급여와 높은 노동시간,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 - 은 정신없이 바쁜 업부와 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저는 바쁘게 일하는 것으로 제 존재가치를 확인해 왔던 것이죠(이 마음가짐은 지금도 별반 나아진 게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 일이 줄어들고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시간이 생기자 저는 그만, 저와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새내기 사회인의 눈에도 이 회사가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는 걸 깨닫게 되니 열심히 해도 내 연봉은 시간당 최저임금과 비교할 정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할 줄 아는 거라곤 고작 여기저기 뒤져 자료를 찾는 일과 글 좀 깨작거리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제가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사귀었던 첫 번째 회사는 제게 그 연애가 봉사와 다름 없었음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란 인간이 직장에서 기대하는 것이 산더미처럼 산적해 있는 일과 그 일을 재량껏 할 수 있는 환경, 지적보다는 격려해주는 선배 혹은 상사라는 것도 알게 해주었죠. 2번과 3번은 그럭저럭 충족해 주었지만 1번에서 무너진 첫 번째 회사는 덕분에 그간 외면받아왔던 연봉이나 근무환경을 전면에 드러내버렸습니다. 아마 제 처지가 서럽다고 생각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열 올리던 연애를 접기로 결심하고 저는 당시 제게 "오빠 믿지?" 정도의 얕은 수작을 부리던 회사만 믿고 첫 번째 회사와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이 마치 '누구의 여자' 였다는 꼬리표로 평생 달리게 될 줄도 모르고, 첫 번째 회사보다 더 냉혹한, 혹은 더 현실적인 두 번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직장 수난사 2편 - 거죽은 번지르했던 회사와의 두번째 연애
# by | 2008/12/03 22:31 | 직장 수난사 | 트랙백 | 핑백(3)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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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얘기로 돌아갑니다. 다시 돌아간 회사를 버리면서까지 선택했던 회사, 가장 화려하고 불타올랐으며 그만큼 짧고 상처가 깊었던 그런 연애 말입니다. 직장 수난사 1편 - 봉사와 다름없던 첫 연애직장 수난사 2편 - 거죽은 번지르했던 회사와의 두번째 연애 ... more
... 직장 생활이 길어질수록 체념과 초라함이 늘어갑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고 발 디딘 자리에서 적응하며, 또 웃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직장 수난사 1편 - 봉사와 다름없던 첫 연애직장 수난사 2편 - 거죽은 번지르했던 회사와의 두번째 연애직장 수난사 2-1편 - 매 맞는 아내의 마음? ... more
다음편이 기대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