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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로우즈 제로, 간지 제대로인 액션으로 충분해!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작품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때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를 본 것이 전부. 위트도 훌륭하다고 느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미술과 액션이었다. 크로우즈 제로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 작품이라는 걸 알았을 때 액션이 지나치게 리얼하거나 잔인하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치고 박고 싸우는 영화에 액션만큼은 끝내주겠구나 생각했었다.

일단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 안심했다. 심하게 찌르거나 자르거나 하는 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칼이 신체 어딘가에 쑤욱 들어가거나 살벌한 기계 앞에 손목 같은 걸 잡아놓고 고문하는 건 아무리 슌이 나온다 해도 절대 볼 수 없을테니 말이다. 관람등급을 확인하고, 보다가 눈 감는 일은 없겠구나 했다. (결국 한 장면에서 지레 겁먹고 눈을 감긴 했지만; ) 

전교생이 교복을 입되 하는 일이라고는 쌈박질 밖에 없는 스즈란 고교. 여지껏 누구도 재패한 적 없다는 이 곳을 재패하면 자신의 조직을 물려주겠다는 야쿠자 아버지의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겐지(오구리 슌 역)는 스즈란으로 전학한다. 스즈란에서 현재 짱 먹고 있는 세리자와(야마다 타카유키 역)와 대적하기 위해 세력을 모으는 겐지는 어지간히 모였다 싶었을 때 세리자와 군단과 맞장을 뜬다. 이게 스토리의 전부다.

이 영화에 다른 건 필요없다. '짱 먹기 위한 액션 토너먼트'라는 단순한 스토리라인에 그 스토리를 메우는 죽이는 액션신이면 된다. 겐지의 성장과정일 필요도 없고 이들의 싸움에 철학이나 이유도 필요없다. 만화처럼 말도 안되게 쎈 놈들이 나와 100대를 맞아도 폼 나게 맞고 주먹을 날려도 폼 나게 날리면 된다. 캐릭터는 외형으로 설명이 충분하고 중요한 인물들에 한두가지 설정만 추가하면 그만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스토리가 아니라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카의 등장이나 미팅, 뇌종양 친구 같은 소재는 사족 같다. "얘들은 어디까지나 고등학생입니다" 알려주는 것 같고 "쌈박질이나 해서 뇌종양에 걸리거나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야쿠자 똘마니가 되면 좋겠습니까?" 계몽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극 초반 클럽에서 루카가 노래 부르는 장면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액션신에 클럽에서 노래부르는 루카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건 낯간지럽다. 간지 좔좔 흐르는 만화 캐릭터들이 별안간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들처럼 느껴져 김 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우즈 제로의 액션은 적어도 내 시각에서는 흠 잡을 곳이 별로 없다. 비록 검은색 일색이지만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때와 마찬가지로 미술과 효과도 뛰어나다. 특히 마지막 비오는 날의 패싸움 장면은 속이 후련해지는 최고의 간지 액션이다. 간지라 하면 역시 슌을 빼놓을 수 없지만. 이 정도 합이 맞아 떨어지는 액션이라면 '크로우즈 제로 2'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겐지가 스즈란 짱 먹는 그날까지 미이케 감독도 슌도 고고씽 해주시길!

<덧붙이는 말>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에서 본 미이케 감독의 위트는 이 영화에서도 십분 그 진가가 발휘된다. 가난한 싸움짱 세리자와 캐릭터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남들 검은 우산 들고 나타날 때 혼자 빈티나는 흰 우산 들고온 건 정말 우꼈다. 볼 때마다 전차남이 생각나 찌질하다는 인상을 도통 지울 수 없는 타카유키 군은 그래도 연기는 좀 한다.

영화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간지남 슌. 슌이 아니었다면 누가 미이케의 겐지를 연기할 수 있었을까??? 슌의 종이짝 같은 간지 몸매와 작은 머리통 때문에 영화 본 후에도 계속 생각난다 이 영화 ;;;


<사진출처 = 네이버>

by 천군만마 | 2008/07/11 16:15 | 영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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