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3일
[영화] 은하해방전선 - 소통, 인간, 뭐 그런 '멜로가 되고 싶은 코미디'
일찌감치 매진된 영화였다. 도착한 첫날이었으니 술자리는 예약돼 있었고 몸도 피곤했다. 하지만 도착해 영화 '여배우들'을 보고나니 정서도 좀 이해할 수 있고 귀에도 좀 착착 감기는 한국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때 내일이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아카데미 동기가 이 영화를 보자고 청했고 숙소로 돌아가는 다른 동기들을 제쳐두고 의기투합, 환불표를 기다리기로 했다. 
은하가 침대에서 노래부르던 씬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다
영화는 주인공 영재의 실연담이자 영화제작기다. 연애도 진행 중이고 새로운 작품도 구상 중인 영화감독 영재는 연애든 영화든 말로 해치우는 게 특기. 하지만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영화도 잘 풀리지 않자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려버린다. 말 대신 악기 소리가 나기 시작한 영재는 사랑과 영화를 둘러싼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다.

박혁권 씨는 '하얀거탑'에도 출연하신 분. 이미지가 너무 달라 한동안 못 알아봤다;;
코믹연기가 완전 제대로시다.
이 영화는 정말 '재기발랄'하다. 코믹 템포 역시 코미디 영화의 웃음 템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좀 더 진지해지면 지루해!" 할 때 쯤이면 어김없이 웃겨준다. (아무래도 감독이 지루한 걸 못참는 사람인 듯하다). 흔한 코미디 영화와 다른 게 있다면 이 영화의 웃음은 말장난이나 몸개그가 아니라 솔직하고 낯익어서 반응하게 되는 공감이랄까. 영재는 '썰' 푸는 데 도사고 그 내용도 정치에서 철학, 영화에서 연애까지 방만한데 그 많은 내용이 영화가 젠 체 하는 걸로 느껴진다기 보다 푼수이자 나쁜 남자(?)인 영재의 원맨쇼로 보이는 것도 이 영화의 재밌는 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척'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보면서 마스크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서 놀랐다.
실제 성격도 저럴거야,라고 생각할 만큼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만큼 수다스런 연기가 좋았다.
다른 작품도 찾아보려 한다.

잘 만든 건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어쩐지 '지구를 지켜라'가 연상된다.
'지구를 지켜라'는 마케팅에서 실패한 작품이니 왠지 SF처럼 보이는 게 좀 걱정되기도 한다.
은하해방전선 포스터의 메인 카피는 '멜로가 되고 싶은 코미디'다. 전면에 내세우는 한 줄 카피도 그렇고 만든 감독도 멜로라니 멜로인 것 같은데 사실 내게는 영화 속에서 숱하게 나온 대사인 '인간과 소통'에 관한 얘기로 들렸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언어는 무려 7가지. 한국어, 일본어, 영어, 수화, 나레이션, 음악, 흑백영상이 잘 들어맞는 리듬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대사가 많은 편인데(사실 너무 많은데) 그렇게 숨가쁘게 말을 쏟아내면서도 "우리는 대화를 한 적이 없어"라고 방점을 찍어주니 나로서는 문제 풀 듯 답을 냈던 것이다. 세상에 인간과 소통에 관한 영화가 아닌 것도 없으니 감독의 의도와 달리 '인간과 소통'으로 읽힌 건 뭔가 맥빠지지만 어쨌든 영화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고 그 표현 방식이 공감할만 하니 나름 이 영화를 멜로를 가장한 코믹 철학영화로 정의하고 있다. --;;
11월 말에 개봉이라고 한다. 영화제 때 본 내용은 편집이 다 된 게 아니었다고 하고 실제로 편집이 좀 거칠다는 느낌도 있었으니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 지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개봉하면 보라고 여기저기 홍보하고 다니는 중. 냉정하게 이 영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꽤 있겠지만 독립영화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에 새로운 시도만큼은 꼭 꼭 인정받을 수 있길 바란다.
p.s
GV 때 감독은 이 영화에서 사랑과 영화의 공통점은 '응석'이라는 걸 말하려 했다는데, 개인적으로 감독이 뭘 생각하고 만들었든 보는 사람 맘대로 해석하는 게 더 좋은 영화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달라는 식으로 감독이 말했던 것도 같고. 감독이 참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부산에서 본 14편 중 가장 잼있었다는 한 청년의 말에 감독이 지었던 표정이다. 겸손해하는 것도 아닌, 부끄러워 하는 것도 아닌, 자랑스러워 하는 것도 아닌, "에잇 거짓말!" 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보기엔 ㅋㅋ
# by | 2007/10/23 02:33 | 영화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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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니까..화면색이 이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네 말대로 때깔이 고 와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