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23일
O.S.M.U를 이해하는 방식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 하나가 원소스멀티유즈다. 이젠 말씀하시는 강사님도 "이 말 지겹죠?" 하시고 가끔 듣는 나도 "토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겹게 듣는 단어에 대해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란 생각을 최근 하게 되었다.(가끔 내가 너무 늦된 것 같다 ;;) 개념에 대한 이해도 없이 원소스멀티유즈를 기획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지 않나.
지겹게 많이 들은 단어지만 원소스멀티유즈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네이버 사전을 보니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장난감, 출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상을 얽어 용어를 만들고, 용어를 만든 후 산업화의 모델로 꿰어 맞추니 단순해 보이는 이 용어를 이해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아카데미에서 만난 교강사들은 원소스멀티유즈를 다음 세 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다.
1. 플랫폼의 확대
말그대로 하나의 소스를 멀티유즈한다는 개념으로 네이버의 사전 정의와 동일하다. 하나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한다는 의미다. 대장금이 '장금이의 꿈'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대장금'이라는 뮤지컬로, '대장금 테마파크'로, 대장금 관련 상품으로 활용된 것을 뜻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플랫폼 속성에 따라 원소스에서 취할 것은 취해지고 버려질 것은 버려진다. 따라서 원소스의 성공에 기댄 '브랜드화'가 대부분이다. '주몽'의 성공으로 나온 '한자왕 주몽'이라는 애니메이션은 마법 천자문에서 기인한 에듀테인먼트의 성공과 주몽의 성공을 결합한 케이스로 이때의 주몽은 캐릭터로의 성격이 강하다. 애니메이션 '장금이의 꿈'은 애니메이션 주요 관람 타깃에 맞춰 생각시 이야기로 각색한 경우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성공에 비해 초라한 성과를 거뒀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타깃과 브랜드 속성이 일치하지 않은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대장금이나 주몽은 국민드라마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주요 시청층은 성인이었다. 다루는 내용도 전쟁, 성공, 사랑 등 보편적 정서다. 아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요소가 당연히 원작에는 없었다. 이런 내용으로 타깃을 달리한 콘텐츠를 재생산하려니 원작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캐릭터 정도였고, 이 캐릭터가 새로운 타깃에게도 매력적일 것인가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어버렸다.
2. 이야기의 재생산
멀티유즈를 플랫폼 확대로 접근할 경우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진 별개의 콘텐츠가 플랫폼 별로 생산된다. 성공한 원작의 브랜드 확장 개념인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작과 다른 'Fun' 요소가 잣대가 되기 때문에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실제로 성공한 작품을 브랜드화해 나온 파생 콘텐츠들은 큰 반향없이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그나마 성공한 것이 캐릭터 중심의 공산품인데, 이마저 생활용품이 되려면 하나의 프로퍼티가 되지 않고서는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멀티유즈를 좀 더 본질적인 부분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재생산 부분이다. 원소스멀티유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의 멀티유즈 사례였다. 망가 산업이 발달한 일본은 망가를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영화로 발전시키고 스토리를 소설로 애니메이션을 콘티북으로 만들었다. 플랫폼을 달리하되 원래의 이야기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만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다. 아카데미 2차 프로젝트의 조건이 '멀티유즈'인데, 여기서 말하는 멀티유즈도 이런 이야기 재생산 성격이 강하다.
3. 컨셉트의 재생산
그렇다면 성공한 이야기는 플랫폼을 달리해도 성공할 것인가. '뮤지컬 대장금'은 드라마 대장금의 이야기구조를 그대로 안고 왔지만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도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드라마 '아이스'는 만화 '아이스'와 동시에 런칭해 둘 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만화 '궁'은 드라마로 옮겨 오면서 더 큰 인기를 얻었고 '타짜'는 만화와 영화 모두 성공했다. 영화 '괴물'은 서적 판매도 괜찮았다.
이들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 것은 원소스의 이야기구조가 플랫폼에 얼마나 잘 들어맞았나 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원소스의 컨셉트를 얼마나 잘 살렸나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작이 하고자 한 이야기, 그 대전제를 재생산된 콘텐츠가 그대로 안고 있었던 것이다. 만화 '궁'은 드라마 구조가 형편 없었지만 그림체가 뛰어났고 '대한민국은 입헌군주제'라는 전제가 매력적이었다. 이것이 만화 '궁'의 컨셉트였고 드라마 '궁'은 이를 최대한 살리고 드라마 구조를 보강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멀티유즈가 위 세 유형으로 이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굳이 이렇게 나눠본 것은 멀티유즈가 적용되는 데 다른 접근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는 발견 때문이다. 멀티유즈는 컨셉트의 재생산으로 이해해야 한다. 원작의 인기에 기댄 멀티유즈라면 원작의 이야기를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만들면 되겠지만, 그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기 위해서는 원작의 컨셉트가 잘 살아있고 그것이 잘 살아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멀티유즈돼야 한다. 그래야 단일 컨셉트에 대한 다양한 멀티유즈, 플랫폼의 확대가 가능해진다.(멀티유즈의 대상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콘텐츠를 기획함에 있어 중요한 것이 '어떤 이야기'를 '왜' 하는 것인가에 있다면 멀티유즈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고려돼야 할 것이다.
너무 당연하다고? 당연하다. 그런데 이 당연한 게 정말 어렵다.
지겹게 많이 들은 단어지만 원소스멀티유즈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네이버 사전을 보니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장난감, 출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상을 얽어 용어를 만들고, 용어를 만든 후 산업화의 모델로 꿰어 맞추니 단순해 보이는 이 용어를 이해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아카데미에서 만난 교강사들은 원소스멀티유즈를 다음 세 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다.
1. 플랫폼의 확대
말그대로 하나의 소스를 멀티유즈한다는 개념으로 네이버의 사전 정의와 동일하다. 하나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한다는 의미다. 대장금이 '장금이의 꿈'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대장금'이라는 뮤지컬로, '대장금 테마파크'로, 대장금 관련 상품으로 활용된 것을 뜻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플랫폼 속성에 따라 원소스에서 취할 것은 취해지고 버려질 것은 버려진다. 따라서 원소스의 성공에 기댄 '브랜드화'가 대부분이다. '주몽'의 성공으로 나온 '한자왕 주몽'이라는 애니메이션은 마법 천자문에서 기인한 에듀테인먼트의 성공과 주몽의 성공을 결합한 케이스로 이때의 주몽은 캐릭터로의 성격이 강하다. 애니메이션 '장금이의 꿈'은 애니메이션 주요 관람 타깃에 맞춰 생각시 이야기로 각색한 경우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성공에 비해 초라한 성과를 거뒀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타깃과 브랜드 속성이 일치하지 않은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대장금이나 주몽은 국민드라마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주요 시청층은 성인이었다. 다루는 내용도 전쟁, 성공, 사랑 등 보편적 정서다. 아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요소가 당연히 원작에는 없었다. 이런 내용으로 타깃을 달리한 콘텐츠를 재생산하려니 원작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캐릭터 정도였고, 이 캐릭터가 새로운 타깃에게도 매력적일 것인가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어버렸다.
2. 이야기의 재생산
멀티유즈를 플랫폼 확대로 접근할 경우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진 별개의 콘텐츠가 플랫폼 별로 생산된다. 성공한 원작의 브랜드 확장 개념인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작과 다른 'Fun' 요소가 잣대가 되기 때문에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실제로 성공한 작품을 브랜드화해 나온 파생 콘텐츠들은 큰 반향없이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그나마 성공한 것이 캐릭터 중심의 공산품인데, 이마저 생활용품이 되려면 하나의 프로퍼티가 되지 않고서는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멀티유즈를 좀 더 본질적인 부분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재생산 부분이다. 원소스멀티유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의 멀티유즈 사례였다. 망가 산업이 발달한 일본은 망가를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영화로 발전시키고 스토리를 소설로 애니메이션을 콘티북으로 만들었다. 플랫폼을 달리하되 원래의 이야기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만화,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다. 아카데미 2차 프로젝트의 조건이 '멀티유즈'인데, 여기서 말하는 멀티유즈도 이런 이야기 재생산 성격이 강하다.
3. 컨셉트의 재생산
그렇다면 성공한 이야기는 플랫폼을 달리해도 성공할 것인가. '뮤지컬 대장금'은 드라마 대장금의 이야기구조를 그대로 안고 왔지만 실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도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드라마 '아이스'는 만화 '아이스'와 동시에 런칭해 둘 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만화 '궁'은 드라마로 옮겨 오면서 더 큰 인기를 얻었고 '타짜'는 만화와 영화 모두 성공했다. 영화 '괴물'은 서적 판매도 괜찮았다.
이들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 것은 원소스의 이야기구조가 플랫폼에 얼마나 잘 들어맞았나 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원소스의 컨셉트를 얼마나 잘 살렸나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작이 하고자 한 이야기, 그 대전제를 재생산된 콘텐츠가 그대로 안고 있었던 것이다. 만화 '궁'은 드라마 구조가 형편 없었지만 그림체가 뛰어났고 '대한민국은 입헌군주제'라는 전제가 매력적이었다. 이것이 만화 '궁'의 컨셉트였고 드라마 '궁'은 이를 최대한 살리고 드라마 구조를 보강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멀티유즈가 위 세 유형으로 이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굳이 이렇게 나눠본 것은 멀티유즈가 적용되는 데 다른 접근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는 발견 때문이다. 멀티유즈는 컨셉트의 재생산으로 이해해야 한다. 원작의 인기에 기댄 멀티유즈라면 원작의 이야기를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만들면 되겠지만, 그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기 위해서는 원작의 컨셉트가 잘 살아있고 그것이 잘 살아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멀티유즈돼야 한다. 그래야 단일 컨셉트에 대한 다양한 멀티유즈, 플랫폼의 확대가 가능해진다.(멀티유즈의 대상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콘텐츠를 기획함에 있어 중요한 것이 '어떤 이야기'를 '왜' 하는 것인가에 있다면 멀티유즈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고려돼야 할 것이다.
너무 당연하다고? 당연하다. 그런데 이 당연한 게 정말 어렵다.
# by | 2007/08/23 20:59 | 문화콘텐츠 기획 아카데미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