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22일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Jump Tree A+>
'약동하는 나무들의 모든 학점은 A+'
만화를 즐겨본 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라면 분명 이 만화 때문에 잠 못 든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은혜 작가의 '점프 트리 A+'는 한 고등학교의 동아리를 배경으로 10대 학생들의 첫사랑에 대한 로망을 끄집어내 당시 소녀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잠깐 내용을 환기하자면, 주인공은 고교 1학년생인 유혜진이다. 심한 브라더 콤플렉스에 쉽게 분위기에 취해버리는 감정과잉형이다. 수도꼭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눈물이 많고 남자와 연애 감정에 둔감하다. 갑자기 심각해져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게 특기다.
이때마다 혜진을 쫓아가 철학적인 말로 알아듣지 못할 애정을 고백하는 이가 고교 2학년생인 승주다. 혜진에게는 오빠를 생각나게 하는 인물로, 절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른스럽다. 젠틀함의 대명사다. 자신의 사랑고백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꼬맹이가 크기를 기다린다는 게 꼬맹이를 첫사랑으로 내모는 셈이 된다.
혜진의 첫사랑이 되는 인물은 역시 고교 2학년생인 태준이다. 승주가 스테레오 타입의 모범생이라면 태준은 그에 한 발 물러선 아웃사이더 분위기의 모범생이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남이며 시작부터 J.T.A 내 연애문제를 일으키는 만큼 여자를 다루는 데 대단히 능숙하다. 물론, 모범생다운 스킬이다.
만화는 고교 동아리의 소소한 사건들을 이 3각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입시에 대한 압박, 관계에 대한 고민 등 고교생이라면 한번쯤 느꼈을 코드도 분명히 포함돼 있지만, 이 만화의 키워드는 첫사랑이고 중심이 되는 사건은 3각 관계다. 10년도 더 지난(10년만 지난 거였으면 좋겠다;;) 이 만화가 가끔씩 생각나는 까닭도 이 3각 관계가 바람처럼 아련한 느낌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점프 트리 A+는 감정이 과잉되어 있는 만화지만 그 감정에는 유치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진심이 있다. 그래서일 것이다. '네 마음을 기준으로 단 하나뿐인 이오공감이야'와 같은 대사가 기억에 남는 건.
요즘 만화가 드라마화, 영화화되면서 내심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 점프 트리 A+다. (내가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드라마, 영화를 접하는 20대 중후반이 이 만화에 대한 호의적인 기억을 갖고 있으며(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10년 간 내가 만나온 이들 중에 이 만화를 접한 이들의 90% 이상이 적극적 호응을 보였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세련된 멜로 코드가 현 드라마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달려라 고등어' 이후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학교가 배경이 아니었으니 궁은 예외로 하자) 청소년 드라마라는 애매한 타이틀로 편성되어 시청률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반올림 1에 열광했던 시청자 중 한 사람으로 이들 드라마가 실패한 이유는 청소년을 다뤘기 때문이 아니라 청소년에 접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는 똑같은 소재, 포맷을 가졌다. 결손 가정의 학생이 등장하고, 문제아가 있고, 기껏해야 손 잡는 연애를 한다. 어떤 방식이든 이들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학교라는 것이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공감이 배제되어 있는 추상적인 고민 뿐이다. 마치 남 얘기하듯, 동물원 동물을 관찰하듯. 그런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그 나이대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감하고, 얼마나 많은 성인들이 과거를 추억했는지는 의문이다.
점프 트리 A+ 장점은 여기에 있다. 처음 이 만화를 접했을 때 고등학교 동아리는 남녀 어울려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애도 하는 그런 공간인 줄 알았다. 고교생활에 대한 로망이 이 만화에 있었다. (사실 이 동아리가 뭐 하는 동아린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 오빠는 다 혜진의 오빠 현목처럼 어른스럽고 동생을 지극히 아끼고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여학생이 품는 오빠에 대한 로망이 이 만화에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승주나 태준처럼 멋진 선배가 지천에 널렸고 심지어 날라리라도 설레는 인물일 것 같았다. 연애에 관한 여고생의 로망의 집결이었다.
사실 이 로망은 여고생 만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고생이 대상이었을 때 극대화되는 로망이다. 점프 트리 A+의 정서가 낡은 것일 수는 있겠지만 이 로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믿는다.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이런 보편적 정서를 풀었다는 것이 이 만화의 최대 장점이고 드라마화가 가능한 이유다. 더구나 최근 1,20대 여학생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일드 학원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만큼 좋은 소스가 또 있을까 싶다. 아이돌 가수의 드라마 멀티유즈에도 용이하다. 현재까지는 시트콤을 제외하고는 아이돌 가수의 드라마 출연이 쉽지 않았고 반응도 크지 않았지만 정확히 타겟팅된 소재와 내용이라면 가능해 보인다.
점프 트리 A+의 동아리를 특별한 학교 문화를 보여주는 데 활용하고(그것이 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은 독특한 설정이 좋을 듯 하다) 이들의 화두를 학생이라는 신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내용으로 하며 무엇보다 만화의 키워드인 '첫사랑'을 부각시킨다면 승주와 태준 캐릭터가 10대는 물론, 2,30대 여성까지 충분히 휘어잡을 수 있지 않을까. (승주, 태준은 물론이고 혜진의 오빠 현목과 휘경까지 이 만화의 남자 캐릭터는 하나같이 여학생의 로망으로 포장이 가능하다)
아~ 만들고 싶다!
# by | 2007/08/22 02:11 |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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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잘 짜여질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인물도 다양하고. ^^
완전 새로운 학교드라마로 만들어버릴 거에요 ㅎ
저도 이거 진짜 들마로 만들고 싶단 생각했었는데 ㅜ.ㅜ
저도 요즘 드라마화 하는 만화들 보면서
이만화도 드라마 만들면 대박일텐데라는 생각 여러번했다죠 ^^
그런데 제가 소장하고 있는거는 왜 표지가 다르죠,ㅠㅠ
그 후에는 타출판사에서 재간한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