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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vs. Bad - 안녕 프란체스카 vs. 주몽

1차 통합 프로젝트를 마치고 2차 팀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드라마 시놉을 준비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가 고민하고 있는 차에 마케팅 숙제가 하달됐다. 주제는 'good content vs. bad contents'.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를 정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라는 것이다. 선호하는 콘텐츠가 있고 그 콘텐츠를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하지만 다분히 주관적 관점을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더구나 선호하지 않는 콘텐츠를 나쁜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가도 쉽지 않은 문제. 고민 끝에 두 작품을 골랐다. 좋은 콘텐츠로 '안녕 프란체스카'를, 나쁜 콘텐츠로 '주몽'을.


I. 좋은 드라마 콘텐츠의 조건
드라마를 가상의 인물과 완성된 이야기 구조를 가진 극의 형태로 정의할 때, 좋은 드라마 콘텐츠는 먼저 플랫폼에 적합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인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접근성이 높고, 드라마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 노출된다. 따라서 좋은 드라마 콘텐츠는 무엇보다 대중을 고려한 콘텐츠여야 한다. 여기에 완성된 이야기로서의 가치를 지녀야 하고 대중의 인기에 따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좋은 드라마 콘텐츠를 대중 중심 콘텐츠라고 봤을 때 대중에게 잘 전달됐다는 것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따른다. 현재는 시청률로 그 정도를 파악하고 있지만 마니아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부활'의 예를 통해 그것이 얼마나 빈약한 데이타인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런 문제 의식 하에 좋은 콘텐츠의 조건을 작품성 측면, 경제적 측면,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정의했다.

1. 작품성
재미있는 - 좋은 콘텐츠는 재미있어야 한다. 어떤 콘텐츠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시 대중의 기호를 반영했다는 의미다. 대중의 기호는 드러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재미있는 콘텐츠는 사회 트랜드를 읽어내는 것을 넘어 트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완성도 높은
- 좋은 콘텐츠는 극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연출, 대본, 연기의 3박자가 고루 조화를 이뤄야 하며 기획의도가 일관되게 반영되어 있어 한다.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우리나라 드라마 중에 잘 기획하고 짜여 최종회를 맞는 게 몇 편이나 될까.

무언가 새로운
- Purple Cow는 콘텐츠에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 콘텐츠는 그저 괜찮은 콘텐츠일 뿐 결코 좋은 콘텐츠는 아니다. 좋은 콘텐츠는 이전에는 나온 적 없는 뭔가 새로운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극의 완성도를 책임지는 연출, 대본, 연기 중 하나일 수도 있고 기술의 진화나 새로운 소재의 발굴일 수도 있다. 어떤 의미로든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다.

2. 경제적 측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 드라마 콘텐츠는 예술이 아니라 상품이다. 드라마 콘텐츠의 상품성을 보여주는 지표는 역시 광고다. 따라서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다. 좋은 드라마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좋은 내용으로 무장해야 하지만 그로 인한 멀티유즈가 가능해야 한다. 드라마가 부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높은 시청률을 담보해야 하지만 시청률이 높지 않았더라도 극에 잘 기획된 멀티유즈의 요소가 있거나 뚜렷한 개성이 있다면 마니아를 중심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노출빈도가 높은 - 결국 부가가치를 위한 것이지만 좋은 콘텐츠는 노출 빈도가 높은 콘텐츠다. 이 때의 노출 빈도는 방송 횟수,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 상승과 그에 따른 노출 증가, 드라마 내 특정 요소의 인지도 상승과 그에 따른 노출 증가를 포함한다.

3. 사회적 측면

잡음 없는 - 좋은 콘텐츠는 제작과 내용 등에 따른 잡음이 없어야 한다. 이때의 잡음은 작품 내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작품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을 말한다. 드라마 콘텐츠는 상품이기 전에 완성된 작품이므로 특히 작품성을 의심하게 되는 논란은 없어야 한다.  

화두가 되는
- 좋은 콘텐츠는 생각할 꺼리를 주는 콘텐츠다. 이는 사회적 논쟁이 될 수도 있고 단순한 환기가 될 수도 있다. 화두가 된다는 것은 그 드라마가 대중에게 충분히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며, 메시지가 대중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는 의미다.

II. 안녕 프란체스카 vs. 주몽 비교
위 기준으로 좋은 콘텐츠에 '안녕 프란체스카'를, 나쁜 콘텐츠에 '주몽'을 선정했다. '주몽'을 나쁜 콘텐츠로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 중에 위 기준에 비춰 좋은 콘텐츠라 칭하기에 부족한 작품이라고 생각됐다.

1. 기본 개요

2. 기획 배경
<안녕 프란체스카>
새로운 가족 구성 - 흡혈귀 가족

'안녕 프란체스카'가 기획될 당시 한국에서는 엽기 코드가 인기였고 시트콤 중에는 '섹스앤더시티'가 붐이었다. (실제로 이 시트콤을 모델로 '올드 미스 다이어리' 등이 제작되기도 했다) '안녕 프란체스카'의 노도철 PD는 '안녕 프란체스카'의 기획의도를 당시 분위기를 타고 있던 미혼남녀의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가족 이야기에 엽기 코드가 결합되고 이렇게 한번도 드라마를 통해 다뤄진 적 없었던 흡혈귀 가족이 탄생하게 됐다.

마니아 겨냥
연령 제한에도 불구하고 TV는 기본적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안녕 프란체스카' 역시 대중을 대상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가족 이야기라는 컨셉트 역시 대중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안녕 프란체스카'는 대중의 고르지만 어중간한 지지가 아니라 그 대중의 일부라도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보편적인 정서의 가족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과 캐릭터가 결합된 드라마를 만든다.

<주몽>
새로운 사극 소재 발견 - 고조선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소재와 인물은 한두번씩 모두 드라마화됐다. 따라서 한번도 다뤄지지 않은 소재나 인물을 발견하는 것은 사극의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몽'은 드라마를 통해 한번도 다뤄지지 않은 시대인 고조선을 그 카드로 내세웠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아 역사적 고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지만 감춰진 역사를 다룬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
대장금(2004년 3월 종료)이 한국적 소재와 보편적 코드로 아시아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주몽'의 좋은 모델이 되었다. '주몽'이 기획될 당시 한류는 전 아시아에 걸쳐 거센 열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주몽'은 처음부터 전 아시아를 겨냥한 작품이었고 웰 메이드를 담보하기 위해 최고의 스태프로 구성했다. MBC와 올리브나인이 제작과 마케팅을 담당한 점도 2차 판매를 고려한 구도다.

3. 작품성 측면
<안녕 프란체스카>
재미 - 루마니아에서 온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를 창출했다. 이들은 인간과 비상식적인 가족을 이루고 인간보다 더 인간같이 생활한다. 한바탕 웃는 황당한 설정 속에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완성도 - 대부분의 시트콤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세트 촬영이 대부분이지만 '안녕 프란체스카'는 비쥬얼을 고려해 전부 야외 촬영했다. 기본 설정과 주인공을 그대로 가져간 진정한 시즌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1,2의 성공 후 주인공을 바꿔 시즌 3까지 진행했다. 시즌 3에 이르러서는 1,2의 장점이자 기획의도였던 사회 풍자적 성격을 잃고 가벼운 대중코드에 맞춰 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별함 - 앞서 설명한대로 시즌제의 하나의 모델이 됐다. 시트콤에 처음으로 판타지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두근두근 체인지의 사례가 있긴 했지만 파급력에서 차이가 난다)

<주몽>
재미 - 드라마에서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몽의 성장과정과 소서노와의 멜로, 궁중 암투와 고조선 건국 일대기를 펼친다. 사랑, 전쟁 등의 요소가 스케일을 담보한다.

완성도 - '거대함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전쟁씬 등에서 조악함을 보여 논란이 되었다. 당초 60회 정도로 기획되었던 것이 20회나 연장되면서 극의 속도, 긴장감 등에 영향을 받았다.

특별함 - 시청률 49.7% 자체가 특별하다. 주몽의 내용 중 일부가 큰 화두에 오른 적은 없지만 방영 내내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4. 경제적 측면
<안녕 프란체스카>

노출 - 주1회 방송으로 52회 노출되었다. 개성있는 캐릭터가 등장했기 때문에 안성택의 '퐝당한 시츄에이션', 프란체스카의 '죽여버리겠어'와 같은 대사가 유행이 됐다. 9% 정도의 시청률에 비해 출연자들의 인지도가 상승해 CF, 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횟수가 늘었다. 시트콤이라는 장르 자체가 회차별로 에피소드가 정리되는 형태기 때문에 비교적 재방송이 용이하다. 

부가가치
- 처음부터 기획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OST가 큰 인기를 얻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화가 가능했기 때문에 캐릭터를 통한 멀티유즈가 가능했다.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온라인 게임 맞고 등에 이용됐고 모바일 게임화됐다. '애니 프란체스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2006년 말 개봉됐다.

<주몽>

노출 - 주2회 방송으로 81회 노출되었다. 81회가 하나의 이야기므로 재방송이 용이하지 않다. 50% 육박하는 시청률로 국민드라마로 불렸기 때문에 인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종영 후 특집극 등이 제작, 방영되기도 했다. 출연자들의 인지도가 상승해 CF, 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횟수가 늘었다. 

부가가치 -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주몽'을 브랜드화한 다양한 상품이 기획되기 시작했다. 주로 공산품으로 쌀, 술 등이다. 주몽, 소서노 등 주요 등장인물이 캐릭터로 만들어졌으며 모바일 게임화됐다. '한자왕 주몽'이라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약 한달 간 방송됐다. 나주시에 사극 제작을 위한 테마파크가 설립되었고 제작에 80억 정도 소요됐다. 나주시가 730억 정도의 간접이익을 얻었다고 보도됐다. 일본에 수출되었다는 보도는 있었으나 아시아 내 인기를 얻고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만 실제로 회 당 몇 쳔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알려지고 있다.

5. 사회적 측면
<안녕 프란체스카>
잡음 - 시즌 3에 들어가면서 원래의 기획의도를 놓쳤다는 비판이 있었다.

화두
- 두일 캐릭터를 현 사회의 아버지로 대체하는 분석시각이 있었다. 대체 가족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켰다.

<주몽>

잡음 - 20회 연장에 따른 네러티브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80억을 투자한 후 추가 12억을 더 지자체 비용으로 투자하겠다고 해 나주시 내 잡음이 있었다. 사료가 거의 없는 고조선을 다룸에 있어 의상 등에 고증 문제도 제기됐다. 아시아 수출을 염두했지만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역사를 왜곡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화두
- 고조선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가져왔다.

6. 별점

'주몽'을 나쁜 콘텐츠로 칭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것은 안다. 어쨌든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국민 드라마'였고 이는 어떤 의미에서든 '주몽'이 대중의 코드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효율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마케팅적으로도 훌륭한 상품이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 '나쁘다'는 것은 대단히 주관적 의미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단지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기준으로, '안녕 프란체스카'보다는 덜 매력적인 콘텐츠였을 뿐이다. 굳이 'Bad'라는 이름으로 분류한 것은 '돈'이 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 만들어진 콘텐츠가 흠을 드러냈을 때, 내재된 가치보다 낮은 평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찌됐든, 모쪼록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드라마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지기 바랄 뿐이다.

by 천군만마 | 2007/08/20 18:21 | 문화콘텐츠 기획 아카데미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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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군만마 at 2007/08/21 17:13
교수님 코멘트
1. 화두가 꼭 긍정적인 것일 필요는 없지 않겠나 -> 네!
2. 설정한 기준에 대한 객관화가 필요하다. 서베이, 도표화 등 -> 네!
3. 별점에 있어서는 항목 설정의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 네!
Commented by automatic at 2007/08/23 02:03
드라마를 요사이는 거의 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요즘 드라마에는 예전의 드라마가 주었던 것을 거의 줄 수가 없게 된 것 같더라구요. '여명의 눈동자' 같은 드라마가 더 이상 나오기는 힘든 걸까요…….
Commented by 천군만마 at 2007/08/23 23:47
'여명의 눈동자' 좋은 작품이죠. ^^
송지나 작가님이 워낙 훌륭하시니까 '태왕사신기'도 기대를 버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좋은 드라마 만들고 싶어요. ㅎ
Commented by 에곤 at 2007/08/29 22:11
뭐니 뭐니 프란체스카는 피디와 작가의 음악선곡이 인상적이였던 작품이라고 생각함...^^ 잘 보고 간다 성지 자주 들리마... 수고
Commented by 천군만마 at 2007/08/29 23:03
노도철 PD의 선곡 남다르죠^^ 자주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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